• [해외취업/독일] 29. 첫 병원 방문기
    Work Abroad 2023. 1. 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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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코로나 백신 맞아서 아팠던 것 빼고 진짜 처음으로 아파봤다.

    한창 일해야 할 때 이게 모람…

    아프기 전 3주 동안 휴가를 가졌는데, 그 중 1주는 베를린에서 보냈다.

    베를린에서 킷캣, 트레저, 베억하임 등 유명 베를린 클럽들을 다니며 신나게 논 결과 감기에 걸렸다 ㅋ

    밤에, 그것도 겨울에, 비도 맞고, 얇게 입고 다니고.

    지금 생각해보니 감기 걸릴만 했다.

    아무튼 대학 다닐 때도 잘 아프지 않았던 몸이라 가장 마지막으로 아팠던 건 고등학생 때 수능 끝나고 였다.

    그 때도 겨울에 교복만 입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아팠다.

    그때도 감기 몸살, 지금도 감기 몸살.

    그때는 학생, 지금은 직딩.

    그때는 한국, 지금은 독일.

    한국에서는 감기걸리면 그냥 바로 집 앞 내과 혹은 종합 병원 응급실 가면 됐었다.

    독일에서는 일단 병원(Hausarzt)에 가기 전에 병원에 전화를 해야한다.

    참고로 종합병원은 Krankenhaus라고 하는데 응급실 개념이다.

    Hausarzt는 집앞 내과, 외과 같은 개념이고 종합병원 가기 전에 들려서 종합병원으로 가야하는 건지 아닌지 진단서를 써주신다.

    그리고 독일에서 병원비는 무료다.

    다행히 집 근처에 새벽 6시부터 여는 병원이 있어서 거기로 아침 8시에 전화를 했다.

    “Guten Morgen OO 병원, 누구누구 입니다”
    “Guten Morgen,, Ich bin Hanna,, Ich habe Halzschmerzen(목아픔), Hüsten(기침) und Fieber(열),, Ach und machmal Kopfschmerzen(두통).”
    “Okay. Für Ihre Erkälkung(감기) müssen sie hier spätesten 10 Uhr kommen.”
    “Okay. Ich fahre gerade.”
    “Okay. Bis bald. Tschüss.”

    내 증상을 설명하니까 병원 접수처에서 감기라고 해주시고 10시까지 오라고 하셨다.

    대충 옷 입고 가니까 사람들이 병원 문 앞으로 길게 줄을 서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새벽 6시에 올걸…

    그래도 줄은 엄청 빨리 줄었다. 약 처방전만 받으러 오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내 신분증과 보험카드를 내밀었다.

    “목이 아프고, 기침도 하고 열도 나고 가끔 두통이 있어요.”
    “아, 그 방금 전화하신 한나씨죠?”
    “넹…”
    (컴퓨터에 내 데이터 입력하심.)
    “접수해드릴게요. 대기실(Wartezimmer)에서 기다려주세요.”


    여기가 그 대기실.

    한국에서는 큰 화면에 내 이름과 진료실 몇 번으로 가라고 나오는데, 여기는 직원 분이 말해주시기 때문에 잘 들어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접수처 언니가 다시 오시더니 다음에는
    병원 접수 종이에 증상 적어서 오라고 하셨다.

    어쩐지 줄 서면서 사람들이 종이 하나씩 들고 있더니만, 이거였군.

    아무튼 나는 2번 진료실로 안내받아 들어가게 되었다.


    한국은 진료실에 가면 의사 선생님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지만, 독일에서는 내가 먼저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러고 몇 분 기다리니까 키가 2m쯤 되어 보이시는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진료를 봐주셨다.

    “어디가 아프세요?”
    “목이 아프고, 기침도 하고, 열이 나고, 가끔 머리 아파요”
    “코로나 테스트 해보셨죠?”
    “네, 3일 했는데 다 음성 이었어요”
    “네, 아~ 해보세요.”

    그리고 의사 쌤이 목이 엄청 부었다고 하셨다.

    “혹시 아프기 전에 다른 증상이 있었나요?”
    “음… (여기서 아프기 전에 뭐 했었냐고 잘못들었다) 베를린에서 클럽 파티 했어요…”
    “예?”
    “Berlin,,, Club Party,,,”

    의사 쌤도 당황, 나도 당황ㅋ
    서로 정정하고 나서 목 아픈데도 엄청 웃음ㅋ

    “숨을 하압.후~ 하고 크게 쉬세요”
    “넹,,,”

    한국에서는 옷 위로 청진기 대셨어서 일부러 얇은 반팔에 여러 겹으로 꽁꽁 싸매고 갔는데, 독일은 등 뒤로 살에 바로 청진기를 대신다.

    다른 의심가는 증상은 없고, 감기인 것 같다고 하셨다.
    보통 한국에서는 여기서 처방전 써주시고 끝나는데, 독일 의사 쌤께서는 감기에 의심되는 네 가지 바이러스를 차례대로 자세히 알려주셨다.

    1. 코로나 바이러스
    2. 리노 바이러스
    3. 아데노 바이러스
    4. 소셜 바이러스

    맞게 들은건지 모르겠다. 아픈 와중에 들어서 틀렸을 수도 있음.

    “약 처방해 드릴까요? 알약(Tablette) 괜찮으세요?”
    “넹,,,”
    “하루에 2번만 드세요.”
    “넹,,,”
    “근데요 하겐에는 일하러 오신 건가요? 아니면 공부?”

    이때부터 잡담 시작.
    하겐에 살면 무조건 듯는 “대체 하겐에서 왜 사냐?” 질문
    OO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독일 온지는 얼마나 되었고, 독일어는 얼마나 배웠고 등등 자기소개를 짧게 했더니 의사 쌤이 독일어 잘 한다고 칭찬해줬주셨다.

    헤헷.

    “진단서랑 Arbeitsunfähigkeit(일 못한다는 정당한 종이?)는 보험사에 디지털로 병원에서 처리되서 가져가실 필요는 없지만 필요하시면 드릴게요.”
    “오 네!”


    그래서 받아온 AU(Arbeitunfähigkeit 줄임말).

    총 종이 3장을 주셨는데 하나는 처방전이고 2장은 AU이다.
    하나는 회사용, 하나는 내꺼.

    이렇게 받은 종이는 보험사에 업로드 하면 되는데,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업로드 하면 된다.(2022년 까지는)

    근데 사실 이제 독일도 이런 보험 처리를 디지털로 해서 굳이 내가 넣어야 할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 알아서 디지털화 해서 보험사로 넣어주신다.

    암튼 이걸 파비앙한테 보여줬더니, 파비앙이 일하지 말고 일주일간 쉬라고 했다.

    일,, 하고 싶다고 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할 수 있다고 하려했는데,, 그냥 암말 말고 쉬랜다.

    파비앙도 내가 어느정도 이 말을 할 줄 알았는 지

    “어차피 돈 다 줌. 걱정 ㄴㄴ. 1월 현재 어차피 스페인 일이랑 프랑스 일이랑 섞여서 일 조정부터 해야하니까 그냥 쉬셈. 제발.”
    “넹,,,”

    그렇게 결국 4주를 쉬어버린 한나.
    일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하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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