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취업/독일] 중편 18. eAT 전자 거주 허가증
    Work Abroad 2022. 3. 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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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지낸지 벌써 1년이다. 역마살이 강한 내가 어떻게 독일에서 1년이나 버티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독일에 오자마자 신청을 했었고, 받기까지 1년이나 걸린 독일의 eAT 전자 거주 허가증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이전까지 거주증이랍시고 들고다닌 종이 거주 허가증은 말 그대로 임시였다. 진짜 거주증이 나오기 전까지 발급되는 것인데 3개월마다 갱신을 해야했다. 나는 1년 동안 발급을 기다렸으므로 임시 체류증은 4번이나 발급을 한 것이다. 재발급을 하면 기간 적혀있는 곳에 연장된 기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준다. 이게 점점 두꺼워질때마다 내 한숨도 같이 늘었다.

    내 전자거주허가증 발급이 늦어진 것에는 이전에 살던 곳의 영향이 크다. 보통은 이렇게까지 오래 안걸린다는 얘기다. 전에 살던 곳 외국인청 담당자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거주 증명을 미루어왔던 것이다. 그게 나만 그런게 아니고 그 동네 살았던 모든 한국인에게 그랬다고 한다. 심지어는 취업하러 왔고 직장도 있는데 노동 허가를 안해줬다는 말도 들었다.

    이사를 가고 나서 이 담당자에게 내 거주 허가 신청이 어떻게 진행되가냐고 물어보니 ‘당신은 이제 이사를 갔으니 해당 지역과 상의하세요.’라고 답장이 왔다. 기가 찼다.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설명도 안해주고 그냥 이렇게만 왔다. 내 생각에는 아마 신청도 안했었던 것 같다.

    여차저차해서 이사한 곳에서 거주지 등록하고 3개월이 지난 작년 12월에 나는 시청으로부터 하나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내용은 내가 여기 산지 3개월이 지났으니 거주 허가증을 신청하라는 것이었다. 이 우편에는 거주 허가증 만들러 시청 방문해야하는 날짜도 적혀있다. 이미 거주 허가증 있는데 뭔 말인가 하다가 내 거주 허가증에 이전 주소가 찍혀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 이사하면 거주증도 바꿔야 한다. 독일에서 이사하기 진짜 힘들다.

    12월에는 내가 한국에 가서 어렵고 돌아와서 하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여행에서 돌아온 후 거주증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 서류는 신청서, 지난 3개월의 급여 영수증, 안멜둥 사본, 그리고 재직증명서를 말한다.

    회사에서 우편봉투를 구해서 보내려고 하려했는데 부장님께서 본인이 시청 근처에 산다고 직접 내주셨다. 우리 회사 사람들은 내가 뭐라고 이렇게 친절하다. ^ㅗ^

    서류를 보내고 드디어 시청에 가는 날이 되었다.


    올덴부르크의 외국인청은 시청에 있고 주소는 Pfermdstrasse 14이다. 잘 모르겠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Ärmt라고 하면 된다.

    방문 시 준비물은 여권, 이전 거주 허가증, 그리고 여권 사진(최근 6개월)이 필요하다. 옛날 사진으로 만들 수 있냐, 이게 더 잘 나와서 그렇다고 하니 내 여권을 살펴보다가 안에 같은 사진의 체코 비자가 2019년꺼라고 안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새 사진으로 건네드렸다.

    혹시 여권사진을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았다면, 그래도 걱정할 것 없다 시청에 가면 사진기가 있다.



    4장에 8유로인데 여권만들때 딱 1장 쓴다. 늘 사진 찍으면 남은 사진들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그냥 주변 친구들 나눠준다.



    준비물을 가지고 이 문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각종 언어가 있는데 당연히 한국어는 없다. 이런 작은 도시에서는 한국어를 기대하지 말자.

    방 안에 들어가면 우선 준비물을 펼쳐놓는다. 그러면 직원분께서 알아서 가져가신다. 준비물 검사가 끝나면 키를 잰다. 신발 굽이 있어서 벗어야 되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셨다. 더 높은거 신고올걸… 허가증에 6센치나 더 크게 나왔다. 희희

    그 다음으로 눈동자 색을 보는데, 이날 렌즈끼고 가서 직원분이 갈색눈이냐고 물어보셨다. 그렇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셨다. 내 렌즈는 헤이즐인디 어케 알아보셨디…

    마지막으로는 지문을 찍는다. 오른손 손가락 하나, 왼손 손가락 하나를 찍는다. 보통 엄지를 찍는데 나는 한국에서 주방 알바를 하도 많이 해서 손에 지문이 별로 없다. 그래서 왼손은 검지로 찍었다. 험난했던 대학생활이 느껴진다.

    끝으로 서명하고 비밀의 방을 나왔다. 이것으로 신청 끝! 이면 좋겠지만 아직 안끝났다.

    각종 검사를 하고 1주 기다리면 집으로 우편이 온다. 전자 거주증 신청이 되었고, 이제 최소 4주 후에 거주 허가증을 받으러 오라는 우편이다. 그 안에는 핀 번호 적힌 우편도 가져와야 거주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는 고리짝 시절 내용이 있는데 이건 무시해도 된다. 핀 번호 우편 안가져가도 그냥 주신다.

    stadt-oldenburg.abholung.de 로 들어가서 내가 거주증을 신청하러 간 날로부터 4주째 되는 날로 테어민을 잡는다.



    신청하고 메일로 이런게 오는데 첫번째 링크 Bestätigungs-Links를 한 번 눌러줘야 신청이 완료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핀 번호. 진짜 필요 없다.

    해당 날짜와 시간에 맞춰 다시 시청으로 간다. 이번에 준비물은 여권, 지난 거주 허가증, 그리고 100유로 이다. 100유로… 좀 비싼거 아닌가… 잃어버리면 또 100유로… 하…

    이 100유로는 전자 거주 허가증 발급 비용이다. 싫어도 내야지 우째



    이번엔 이 쪽 방에서 기다린다. 처음 왔을 때는 계단 올라가서 왼쪽이었다면 이번엔 오른쪽 통로에 있는 방이다.


    이번 비밀의 방의 중요한 점은 테어민 시간이 되어도 안에서 사람이 나와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마 하면서 3분 정도 기다려봤는데 진짜 안부르더라. 결국 노크하고 들어갔다.

    들어가서 또 준비물을 올려놓으면 담당자분이 알아서 가져가신다. 그리고 결제 토큰 카드를 주신다.


    이렇게 생겼고 나는 이걸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일층에 있는 기계에 카드를 먼저 넣고 돈을 넣으면 영수증이 나온다.


    영수증을 들고 그 방에 다시 가서 직원분께 전달하면 퀘스트 완료!


    드디어 받은 전자 거주 허가증!! 받은데 1년 걸렸는데 1년 짜리라는게 좀 슬프지만 받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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