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취업/독일] 37. 몰타 여행
    Work Abroad 2023. 12. 1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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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하루 로그아웃 시간(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각 잡고 버티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한국에 살때는 해가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고 살다가 독일와서 뼈져리게 느끼는데 여기는 4시면 해가 진다.

    여름도 여름같지 않았는데 겨울이 이렇게 빨리 와버리다니.

    나의 잃어버린 여름과 햇빛을 찾아 친구가 알려준 몰타라는 곳으로 휴가를 갔다.


    사전 조사 때만 해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던 몰타. 호텔도 대충 네이버 보다가 산 줄리안으로 숙소 잡아야 한다고 해서 구글 켜고 산 줄리안에서 수영장 딸린 호텔 중에 아무거나 골랐다.



    터키 갔을 때 저가 항공한테 데여서 이번엔 국적기를 탔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메인 항공사 답게 창구도 많고 연착도 없다.

    요번에 비행기 타면서 신기했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무인 수하물 창고. 전자 티켓으로 모든 과정을 셀프로 해야한다. 추가 주문한 캐리어에 붙여야 하는 스티커는 무인 창구 앞에 있는 기계에 전자 티켓을 스캔하면 출력된다.

    공항 도착하자마자 창구 오픈이나 대기줄을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가서 붙이면 된다. 혹시나 해서 3시간 전에 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점심 먹고 올걸.



    비행기 기다리면서 독일어 공부하고 있었는데 앞에 할아버지께서 발음 검수해주심.

    웰컴 투 몰타

    이 카드로 말할 것 같으면 몰타 7일 대중교통 이용권이고 가격은 30유로 정도 였다.

    근데 사실 이거 살 필요 없다. 몰타는 택시비가 워낙 싸서 산 줄리안에서 발레타까지 가는 거 아니면 그냥 택시 타고 다니는 게 이득이고 도로가 1차선이 많아서 버스 연착이 독일 열차 연착보다 흔하다.

    그냥 우버 택시를 타는게 이득이다.

    저 교통권은 공항 직행 버스도 사용 불가하다.

    오후 4시에 도착해서 아직 한산한 고속도로.
    참고로 토요일이었다.

    도착한 숙소.
    산 줄리안 중심이랑 걸어서 15분 거리이며 공항까지 리무진 서비스도 있지만 나는 워낙 짐이 작아서 사용 안했다.

    수영장 옆으로 바다로 이어지는 공간이 있음. 바다 수영할 사람은 저 곳으로 가면 된다.

    너무 배고파서 일단 짐 풀자마자 맛집으로 찾아놨던 숙소 옆 퓨전 아시안 레스토랑 방문.

    여기는 소고기 튀김 덮밥이 답임. 맥주는 베이비 페이스이다.

    원래 1층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직원이 야경 보려면 3층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3층에서 먹었다.

    11월은 대체로 관광객이 적어서 직원들이 다들 친절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바닷가 구경 좀 했다.

    몰타 클럽 총 5개 가봤다.
    그나마 하바나가 가장 갈만하다. 11월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곳은 그냥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 입장료 공짜라 이곳 저곳 돌아다녀도 되긴 하지만 굳이 사람 없는데 들어가서 시선 끄는 게 부담스럽다면 하바나로 가면 된다.

    데킬라 24잔에 30유로는 아직도 충격.

    오전엔 무조건 물놀이.

    일요일에 갈 곳도 없고 바다 본 김에 부산 떡볶이가 생각나서 들렸다.

    후추 맛이 좀 쎈 편인데 사장님이 경상도 분이라고 하신다. 인천 출신인 나에겐 대체로 간이 세다.

    저녁에 본 수영장은 매우 아름답다. 수영장 물이 좀 많이 짜다고 생각했는데 밤에 보니까 저기다가 소금을 진짜 엄청 뿌리시더라. 락스보다는 나은 것 같다.

    몰타 비어는 후스키라는 브랜드 인데 과일향이 나서 좋다. 맨날 라거만 마시다가 이런거 마시니까 진짜 휴가 온 것 같았다. 독일에서 IPA 생각나면 13 홉스나 그냥 마트에 파는 라들러 마시면 된다. 근데 그래도 갓 뽑은 IPA랑은 비교 불가긴 하지.

    유럽식 회 한 접시라고 해두자.

    믹스 플레이트인데 굴이랑 새우가 진짜 미쳤다. 올리브오일 좋아하면 저 연어 타르타르도 좋아할 것 같다. 나에게 올리브 오일은 아직 나무 맛이라 간장 뿌려먹고 싶었다.

    싱글 더블로 예약했는데 왜 퀸 더블로 방을 준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았다.

    내 방 양 옆이 축구선수들 방이었는데 밤 10시되니까 바로 자더라.
    나중에 수영장에서 대화하면서 알게됐는데 다들 19살이고(만나이) 토너먼트가 있어서 왔다고 했다.
    내 옆방은 다 몰타 팀이었고 맞은 편 방은 우크리이나 팀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애들이 파릇파릇해서 젊음이 역시 좋구나 라고 생각하는 27살 이한나였다.

    날씨 미쳤고, 내 피부는 점점 타고 있었다.

    몰타의 흔한 1차선 거리.
    참고로 몰타에서 운전할거면 일본처럼 오른쪽이 운전석이므로 주의할 것. 일본처럼 외국인이라고 봐주지 않기 때문에 그냥 택시 타는 것을 추천한다.

    나름 분위기 있는 골목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아침겸 점심은 늘 호텔 조식이라 사진이 없다.

    여기는 무조건 야외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야되고 언덕길이라 시야 가림 없이 잘 보인다.
    해산물 파스타 진짜 다시 봐도 침고이네.

    저렇게 보면 양이 적어보이긴 하는데 디저트까지 생각하고 간거였어서 먹고나서 엄청 배불렀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올리브도 맛있다. 생 올리브는 없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는데 뭐 여기가 올리브 생산지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거지. 생 올리브는 스페인가서 먹으면 됨.

    웨이터 언니도 엄청 친절하고 맛있는 거 엄청 추천해주신다. 다음에 가면 스프도 하나 먹어야지.

    멀리서 보이는 나의 몰타 숙소.
    일주일에 500유로 정도였다. 2명이서 가면 꽤 적당한 가격인 것 같다. 화장실 변기에서 조금 냄새가 나긴 하지만 아침에 청소하면 또 안남. 매니터리 리필도 자주 해주시고 무엇보다 맥주를 가게 가격이랑 동일하게 호텔 방에서 바다 보면서 마시는 게 너무 좋았다.
    청소 해주시는 분들도 다 너무 친절하시고 조식 레스토랑 직원들도 인사 잘해주셔서 기분 좋았다. 아마 다음에 와도 이 호텔 쓸 거다.

    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네덜란드 오빠가 사준 몰타 전통 토끼 스튜. 스튜하면 왜 나는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거 나오자마자 좀 당황스러웠는데 맛은 그냥 닭요리 같았다. 맛은 있는데 좀 더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어보고 싶다.

    냥이랑 낚시하는 아저씨. 호텔 투숙객 같은데 고양이랑 같이 있어서 너무 그림 같았다.

    이건 힐튼 호텔에 있는 일식집. 서버분들이 유카타를 입고계서서 더 일본 같다. 가격은 좀 있는 편이다.
    나는 타다키랑 하우스 사케, 물, 연어, 참치 뱃살, 새우, 장어 그리고 새우 튀김에 삿포로 맥주 이렇게 시켰는데 100유로 정도 나왔다. 근데 맛은 진짜 기가 막힌다. 너무 맛있고 주방장님과 일본어 대화도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4개국어 하면 좋은 점이랄까?
    타다키는 내가 이미 좋은 스테이크 맛을 너무 많이 봐서 그냥 그렇다고 해야하나 솔직히 좀 짰다.
    스시는 진짜 우와우와 거리면서 박수치면서 먹었고, 튀김은 주방장님이랑 눈빛 교환하며 먹었다.
    이왕 몰타와서 스시 먹을거면 여기서 먹어야된다. 특히 참치뱃살이랑 새우가 진짜 맛있다.


    여기는 임다나인데, 네덜란드 오빠가 알려준 여행지이다. 발레타보다는 작은데 사람들이 적어서 한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꼭 게임 속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특별하진 않지만 절대 다른 나라에서는 보지 못할 거리이다.
    임다나 안에서 먹은 파스타는 별로였다. 그냥 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사먹는게 나을 것 같다.

    토미 힐퍼거 전용 버스. 너무 신기함.

    짜잔 여기가 바로 발레타, 몰타의 수도!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광경에 압도 당한다.

    이탈리아에서 본 것도 같은 풍경이 있지만 여기는 거주자 차량 말고는 못들어 온다는거.
    차도는 널널하지만 관광객이 많아 중앙거리는 북적북적하다.

    몰타 맥주 진열장. 나도 이거 집에 하나 하고싶다.

    여기가 중앙인데 카페에 사람이 꽉 찼다.

    그래서 다시 외곽으로 나옴.

    너무 이쁜 보라보라 집.

    뭐랄까. 너무 평화로워서 여기가 유럽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유를 가진 삶처럼 보이는 걸까 진짜 여유로운 걸까. 하지만 내가 살기에 이 나라는 여름이 너무 더워.

    발레타에서 보는 지중해.

    가장 아름다운 스팟이라고 되어있지만 문을 안 열었다. 맥주 한잔 하려다가 짜게 식었다.

    카탈루냐가 왜 여기?

    성당인데 공사중. 일부러 안간거 아니고 진짜 문 닫혀서 못 간건데 우리 할머니는 또 나 안믿으시겠지.

    이 집은 사실 내 사전조사 맛집 목록에 없었다. 맛집을 찾아서 길을 가다가 우연히 간판을 봤는데 “우리는 영어를 잘 못해요. 하지만 요리는 자신있어요.”라고 써있길래 호오? 흥미로운걸? 이러면서 들어갔다. 그래, 언어가 뭐가 중요해~ 하면서 들어갔는데 웬걸 서버분들 영어 다 잘함. 사기인가? 하다가 역으로 이들의 기준이 높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요리는 얼마나 잘한다는 걸까 기다하며 하우스 와인을 홀짝였다.
    하우스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음식 나오기 전에 다 마셔버렸다. 하는 수 없이 맥주 한 잔 더!
    여기 진짜 너어어어어무 맛있다. 발레타가면 똑같은거 또 시켜서 먹을거다.
    고기를 숫불에 구우신 건지 불향이 엄청 좋고 고기 씹는 순간 육향도 같이 올라온다. 거기에 소금 후추 간이 나한테 딱 맞아서 먹는 내내 우와 거림.

    드디어 이 몰타여행을 주선하신 제니를 만났다. 체코 이후로 4년 만에 만났는데 서로 직장인이 되어 만나니까 기분이 오묘했다.
    여기는 제니가 먼저와서 주문한 식당이었는데 육회랑 연어는 올리브 오일 맛이 강해서 난 별로였고, 오징어링은 먹을 만 했다. 하지만 오징어링은 어딜가도 맛있기 때문에 결국 이 집에서 맛있었던 건 와인 뿐.
    와인은 진짜 맛있긴 했다.

    다음으로 더블리너. 여기이제 너무 핫해졌다고 제니가 그랬는데 그래보이는게 야외테이블은 거의 만석이다. 나도 담배피다가 자리나서 앉았다.
    인생 2번째라고 할만큼 기네스가 정말 맛있고 베를린에서 먹은 기네스만큼은 아니지만 폼이 쫀쫀하다.
    여기는 무조건 첫 잔은 기네스다.

    갑자기 새벽 5시에 눈이 떠져서 해 뜨는거 봤다.

    제니랑 중국집가는 것도 오랜만이네. 우리 맨날 볶음밥에 쌀국수 시켰었는데 나는 아직도 체코 거기가 중국집인지 베트남 음식점인지 모르겠다.
    제니는 마파두부 나는 궁파오지딩 시켰는데 마파두부는 그냥 안맵다. 어째선지 궁파오지딩이 더 맵다. 해외에서 중국집 갔을 때 잘 모르겠으면 그냥 궁파오지딩 시켜라. 맵단짠이라 한국인 입맛에 중간은 한다.

    나의 사랑 아바라는 못참쥐

    여기는 호텔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가제요리 레스토랑.
    사실 가제 먹으러 온거다.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게 여기여서.
    근데 확실히 수율이 좋고, 뉴욕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었다. 저 수조에서 금방 꺼내서 찌는거라 신선한건 뭐 말 다했고, 이미 간이 다 되어 있어서 소스도 따로 필요없다.
    여기서 웃겼던 에피소드라고 해야하나, 내가 홍합탕을 시켰는데 나는 홍합을 홍합 껍질로 떼어낸다. 이게 제일 쉽고 잘 까는 방법이라고 백종원 아저씨가 그랬다. 암튼 그렇게 까서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져서 옆을 보니 서버분께서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이렇게 하면 포크보다 잘 까져요라고 하니까 이렇게 하는 사람을 그동안 본적이 없어서 나한테서 배우고 있었다고 하셨다. 하, 거참, 더 가까이와서 보세욧!
    홍합 후루룩 먹어치우고 다음 가제. 가제는 당연히 바닷가제이고 내장이 진짜 녹진하다. 아 이 독일에서는 전혀 맛볼 수 없는 신선함.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지금 보니까 또 먹고 싶네. 살은 쫀득하고 맛은 진해서 나도 모르게 아껴먹게 된다. 저 한마리 나 혼자 다 먹었는데 나는 친구랑 가도 인당 한마리씩 1인 1가제 해야할 것 같다. 진짜 너무 맛있어.
    그리고 물티슈로 손 닦으려는데 물티슈가 안까져서 사장님께서 물티슈를 새로 주셨다. 다행히 두 번째 물티슈는 잘 까졌다.
    여기 딱 하나 아쉬운 건, 아니 이건 그냥 유럽 공통인가, 그 케찹 뿌려서 먹을 접시나 판 같은 걸 안줘서 한 손에 캐찹들고 감자 하나하나에 길게 뿌려먹었다. 독일도 마요네즈나 캐찹을 그냥 감자 위에 올려주는 편이긴 한데 그러면 소스가 골고루 안묻잖아요ㅠㅠ 담엔 종지라도 하나 들고가야하나 흠
    전체적으로 맛있는데 레스토랑이 워낙 복작복작해서 소음이 좀 있는 편이고, 노래는 8090그리고 00년대까지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들 퀸, 아바 등등이 나와서 순식간에 노래방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런 분위기 좋아해서 재밌었다. 흥이 넘치는 곳이 좋지 밤에는.

    돌아오면서 찍은 산 줄리안 카지노.

    바다가 무슨 물감처럼 퍼렇다. 서해안 똥물에서 자란 나는 이런 바다가 너무 좋다.

    이것이 나의 호텔 조식. 종류는 엄청 많긴 한데 독일에서 먹는거랑 별로 다를게 없어서 남이 해주는 오플렛에 남이 구워준 빵에 버터발라서 먹었다.
    오믈렛은 정말 어느나라를 가도 맛있다. 여기 호텔 조식의 유일한 단점은 파리 한 마리가 집요하게 내 접시를 노린다는 것. 제발 저리가ㅠㅠ

    마지막으로 본 지중해. 안녕 내년에 또 보자.

    안녕 내 몰타 숙소. 내년에는 누군가와 함께 올게.

    몰타 공항에서 그동안 궁금했던 향수 시향해보기. 나는 유럽에서 유럽이라 출국심사 필요 없어서 면세점에서 쇼핑도 했다.
    아 그리고 몰타에서 이탈리아 아란치니를 먹어봤는데 음 생각보다 느끼해서 물 많이 마셨다. 아란치니 어떻게 음료없이 먹을 수 있는건지.

    이번 여행에서 얻은 술 두 병. 드디어 우리집에 매캘란이!! 그리고 율리네 집에서 본 아마룰라도 사왔다. 우리집 술 곳간이 찰때마다 행복하군. 아껴마셔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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