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취업/독일] 중편 31. 독일 영화관
    Work Abroad 2023. 6. 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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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친구들은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하나는 한국 문화를 좋아해주는 고마운 친구들.
    다른 하나는 푸릇푸릇한 20대 영어 회화자들.

    이번에는 한국 문화 그룹에서 BTS관련 영화가 나온다고 해서 같이 보러갔다.
    체코에서 영화관을 간 적은 있는데 한국과 다른 점이 딱히 없었다. 조커 연령제한 때문에 여권 안들고 갔다가 학생증으로 대체해서 보여준 정도.

    그럼 뭐 독일 영화관은 한국과 다르냐? 그것도 아니다.

    내 생에 가장 특이했던 영화관은 라오스다. 영화표 하나로 극장을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고 주말 오후인데 손님 우리 밖에 없던 그 시절. 물론 친구가 거기서 알바해서 간거지만.

    그때 한참 도라에몽 영화 상영중이었고 우리는 러프 나이트를 봤었는데 내가 도라에몽 가판대랑 사진찍으니까 도라에몽 컵 선물로 줬었는데, 라오스 참 다시 가고 싶다.

    다시 독일로 돌아와서, 나는 웬만하면 독일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큰 도시가 아니면 다 독일어 더빙판이고, 그나마 있는 원어는 오후 여섯시나 되어야 한 타임 상영한다.

    나도 아바타 보려고 했는데 세시간 동안 독일어 들을거 생각하니까 머리아파서 그냥 안봤다.

    그럼 이 영화는 왜 본 것이냐? 일단 나는 아미도 아니고, 아미 였던 적도 없고, 방탄소년단 노래는 알지만 덕질해본 적은 없다. 엄마랑 드라마 같이 보다가 뷔에 빠진 적은 있는데 이 영화는 오직 제이홉과 슈가가 메인이다. 다른 멤베들은 길어야 1분 나온다.

    그냥 한국어가 좀 듣고 싶었다.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아닌 영화관에서. 좋은 핑계였다. 팬들은 더빙보단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을 것이고 방탄은 당연히 한국어를 쓰고. 덕분에 오랜만에 공부한다는 느낌없이 온전히 즐기며 미디어를 본 것 같다. 참고로 영화는 제이홉과 슈가 둘 다 봤고, 하나당 14유로로 총 28유로 들었다.



    영화 보기 전에 주전부리를 샀는데 친구들이 팝콘을 1L나 사더라. 아니 이거 다 먹는다고? 팝콘 옆에 있는 콜라가 내거고 한국에서 흔히 보는 사이즈다. 나쵸 옆에 있는 콜라는 1L 콜라인데, 진짜 일반 사람들이 저걸 다 먹는건지 모르겠다. 내 친구는 콜라랑 팝콘 둘다 1/3 남겼다.


    먼저 본건 J-Hope in the box. 스토리는 고난와 해결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타임루프 형식을 써서 시간대가 왔다갔다 한다.

    제이홉이 처음에 보여준 리스닝 파티는 개인적으로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다른 사람의 리스닝 파티를 가보고 한국에서 시도해 본 것이겠지만, 나는 이런 가수들 혹은 아티스트들 끼리의 친분을 쌓는 것은 건강하고 의미있는 교류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Sugar’s D-day load.

    슈가 팬분들은 응원봉도 가져오셔서 노래 나오면 열심히 흔드시더라. 응원봉 어디서 사셨는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영화에 집중 안되서 마냥 좋게 보이진 않았다. 영화관에서 아예 뒷자석을 다 응원석으로 만들면 어떨까?

    두 번째 영화는 슈가, August D, 그리고 민윤기라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흘러간다. 그가 30살이 되었는지도 몰랐다. 암튼 30살에 대한 그의 고찰, 목표 같은 것들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슈가의 영화에는 비속어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게스트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나의 20대 그리고 앞으로의 30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한나는 30대에도 우리랑 놀아야 돼!

    한국 문화 그룹은 이미 나 빼고 다 30대 40대라 이런 만 들으면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

    영화를 본 곳은 보훔 Bochum의 IUC이다. 친구들이 도르트문트에서는 상영 자체를 안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전 좌석은 가죽 소파인데 엄청 크고 좌석당 팔걸이도 두 개씩 있다. 한국 영화관 좌석은 앉으면 1/5 남는데 독일에서는 1/3이 남은다.

    재밌는 보훔 영화관 나들이. 다음에는 그냥 쇼핑만 하러 가볼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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