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취업/독일] 중편 12. 이사 준비
    Work Abroad 2021. 9. 26. 05:59
    728x90

    처음 숙소를 얻은 곳와 회사의 거리는 무려 기차로 3시간 반이었다. 기차가 제시간에 오면 그렇다는 거고, 독일 기차의 특성 상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았다. 가장 심할 때는 분명 3시에 퇴근했는데 집에 오니까 10시였다.

     

    연착 실화냐고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서 헤드헌터가 이 곳으로 집을 얻어줬지만, 이제 독일에 재택근무가 거의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통근 업무를 하기를 바랬다. 이 일로 집주인과 이야기를 했고, 3개월의 해지 기간을 갖게 되었다.

     

    이 3개월 동안 나는 미친듯이 계획을 세웠다. 일단 나에게 두 가지 옵션이 있었다.

    1. 회사는 그대로 다니고, 이사만 한다.

    2. 이직하고, 이사도 한다.

     

    그 당시의 마음같아서는 2번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회사 다니면서 이직 준비도 하면서 이사도 알아봤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하면서 느낀점은 독일에서는 무조건 운전을 해야한다 는 것이다. 재택 근무지만 한 달에 한, 두번은 회사에 가야했고, 이직을 위해 회사에 직접 가서 연봉 협상도 해야했고, 이사를 하려면 집을 직접 찾아가서 실물과 사진을 비교해야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달린 결과, 총 3곳의 게임회사에서 이직 면접을 봤는데 하나는 스타트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대기업의 하청업체였고, 마지막 하나는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대기업이었다. 그 중 스타트업 하나 붙고 나머지는 떨어졌다. 솔직히 대기업을 최종면접에서 떨어져서 제일 아쉽다.

     

    그래도 스타트업 붙었으니 이직을 했느냐? No. 연봉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적어서 거절했다.

     

    세 번의 면접 후, 나의 현재 상태를 돌아보며 언어 실력과 현장 경험을 늘려 다시 이직 준비를 하기로 하고, 현재는 1번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독일에서 집을 구하려면 일단 들어갈 집의 종류를 결정해야 한다. 나는 미혼이고, 가족들도 다 한국에 있기 때문에 WG 아니면 Einzelzimmer로 구하기로 했다. 그 중 내 언어 실력을 높이려면 현지인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WG를 골랐다.

     

    독일에서 집을 구하는 사이트는 다양하다. 나는 총 4가지를 보았는데 하나씩 비교를 해보자.

     

    1. https://www.immobilienscout24.de/

     

    Immobilien, Wohnungen, Häuser und Gewerbe – ImmoScout24

     

    www.immobilienscout24.de

    일단 UI가 예쁘다. 광고로 웹 사이트가 더럽지도 않고, 게시물 정리가 잘 되어있다. 단점은 WG가 별로 없고, 집주인과 연락하려면 wg-sucht라는 사이트를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2. https://www.immowelt.de/

     

    ▷ Immobilien - Häuser - Wohnungen - finden bei immowelt.de

    *| Jede fünfte der von immowelt bundesweit angebotenen Wohnimmobilien (ohne Wohngemeinschaften und befristete Mietverhältnisse) ist nur auf den Portalen immowelt.de und immonet.de sowie den Kooperationspartnern der immowelt Group zu finden. Vergleich fü

    www.immowelt.de

    여기도 UI가 예쁘다. 광고도 많지 않고, 게시물도 깔끔하다. 단, 물건이 별로 없다. 주로 부동산 업체에서 이용하는 것 같다. 본인의 프로필을 잘 작성해서 사이트로 집 주인에게 연락을 해야한다. 프로필 상태에 따라 완성도를 알려준다. 독일은 집 구할때 직장과 나이도 보기 때문에 링크드인 다시 쓰는 기분이었다.

     

    3. https://www.wg-gesucht.de/

     

    WG Zimmer Wohnungen Wohnungssuche WG Suche WG Wohnung vermieten WG Nachmieter Zwischenmiete : WG-Gesucht.de

     

    www.wg-gesucht.de

    일단 사이트가 광고 때문에 무지 더럽다. 가끔은 페이지가 광고 때문에 버벅인다. 그래도 물건은 제일 많고 특히 WG가 진짜 많다. 독일 선생님도 이 사이트를 알려주셨었는데, 한국인에게나 독일인에게나 유명한 사이트다. 사진이 없는 상품이 10개 중에 2개 정도 있다. 사이트에서 바로 연락이 가능하고 템플릿을 저장해 그대로 집주인에게 보낼 수 있다. 집 찔러보기에는 이 사이트가 가장 편했다. WG는 집주인과 주 임대인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간에 부동산을 끼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럴수록 계약서를 잘 봐야 한다. 현재 이사할 집은 여기서 구했다.

     

    4. https://www.ebay-kleinanzeigen.de/

     

    eBay Kleinanzeigen

    Kostenlose Anzeigen aufgeben mit eBay Kleinanzeigen. Gebraucht oder Neu, Privat oder Gewerbe - Jetzt gratis inserieren auf Deutschlands meistbesuchtem Kleinanzeigen-Portal. eBay Kleinanzeigen | Kostenlos. Einfach. Lokal.

    www.ebay-kleinanzeigen.de

    ebay는 중고제품 살 때만 쓰는 줄 알았는데 집 구하는 사이트도 있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 사이트를 많이 쓰는 것 같다. 회사 Ansprechpartnerin과 현지 독일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사이트다. WG가 정말 많고, 사이트에서 바로 주 임대인에게 연락할 수 있다. 사진이 없는 상품은 없지만, 실물과 사진이 다른 경우가 있다.

     

    사이트에서 이사할 집을 고를 때는 하나만 고르지 말고 되도록 많은 곳에 연락을 해야 한다. 언제 집이 찼을 지도 모르고, 집이 이미 찼는데 집주인이 광고를 안내려서 연락에 답을 안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일단 이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집이면 다 연락을 넣었다. 50개 넘게 넣은 것 같은데 대답은 10곳에서만 보냈다. 회사 이직하는 것보다 답장받기가 어렵다.

     

    나는 연락할 때 미리 템플릿을 만들어 놓고 이것을 전단지처럼 뿌리고 다녔다.

    Hi 집주인 이름,

    ich bin 내 이름 und arbeite im 이사할 도시.
    Ich komme aus Korea und bin 나이 Jahre alt.
    Ich hab Ihren Zimmer bei 사이트 gesehen.
    Ich hoffe, das Zimmer ist noch frei, denn dann würde ich mir das gerne ansehen.
    Ich möchte die installierten Möbel benutzen.(가구 포함일 때)
    Ich möchte wissen, ob ich in diesem Wohnung Anmeldung kann.
    Bitte schreiben Sie mir per Email 이메일 oder 전화번호.
    Ich freue mich über Ihre Nachricht!

    Viele Grüße
    내 이름

     

    이 템플릿을 메모장에 저장해 놓고 매물이 보이면 바로 보냈다. 매물에 기타 사항이 있으면 그것을 참고해 템플릿을 조금 변형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집에 고양이가 있다고 하면, 나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라던지, 아시아 음식을 좋아한다고 하면, 나는 한국 음식을 잘 한다고 어필했다. 진짜 집 구하는데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는게 낯설고, 면접을 위해 자기 어필을 해야하는게 어색했지만 이제는 좀 익숙해졌다.

     

    연락을 취하고 빠르면 몇 시간 안에 답장이 온다. 긍정적인 대답이 오면 집을 방문하는 예약을 잡는데, 황당하게도 평일 대낮에 오라고 하는 곳도 있었다. 이 부분에서 역시 독일인가? 싶었다. 분명 일한다고 써놨고, 물론 상사한테 집 보고 온다고 그러면 허락해주겠지만, 이걸로 휴가를 쓰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정중하게 주말에 예약을 하고 싶다고 다시 연락을 보냈다. 대부분은 오케이를 한다.

     

    주말에 가서 최대한 많은 집을 봤다. 3개 정도 봤는데, 처음 간 집은 실물과 사진이 달랐다. 황당해서 표정을 숨기지 못하니 집주인이 마음에 안드냐고 물었다. 나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서 거짓말을 못하고 그렇다고 했다.

     

    두 번째 집에서는 집주인이 미리 세입자들에게 내가 방문한다고 말을 안했는지 샤워기가 있는 화장실이 사용중이었다. 집주인이 샤워 빨리 끝날 수 있는지 물어봤고, 그 세입자는 알겠다고 했는데, 그 후에 나를 보고는 인사도 안하더라. 나중에 얘랑 싸울 것 같아서 계약 안했다.

     

    마지막으로 간 집은 나 온다고 청소도 다 해놓고, 세입자도 친절했다.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고, 세입자와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회사랑 가장 가까워서 계약하기로 했다.

     

    집 알아보면서 별별일이 다 있었는데, 그래도 잘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회사에서 내가 집 구하는데 도와준 점이 컸다. 일단 월세를 한 달 내주고, 내 계약서를 읽고 고쳐야 하는 점을 적어서 나에게 다시 보내줬다. 이 점을 주 임대자인 세입자와 의논해야 한다. 회사에서 세입자와 독일어로 대화가 잘 안되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도 줬다. 엄마가 현재 회사에서 나한테 해주는 게 많다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이사가 끝나면 휴가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휴가 가고 싶다.

    728x90

    댓글